헬롱 오늘은 살짝 쉬어가는 에피소드, 요리 직종으로 캐나다 이민을 하려고 하는 저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끝까지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 Everything goes back to...
1) 중학생이었던 나
일단 저는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캐나다 학년으로는 10학년 2학기 때 유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큰 목적이 있지는 않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한국이라는 나라 바깥은 어떤 곳일지 궁금해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보통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상경을 해야지! 서울에 가서 성공해야지라고 생각을 하시는데, 경기도 어느 시골에서 중학교를 갓 입학한 저에겐 서울이 아닌 해외가 저의 오직 관심사였습니다. 한참 영국 밴드 원디렉션을 좋아하고 있어서였을까요. 어디에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워킹홀리데이라는 단어를 듣고 나서 그때는 그게 성인들만 가능한 것인지 모르고 주변 사람들에게 "나 워킹홀리데이 가고 싶어서 알아보고 있어!" 이런 말을 하고 다니던 저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ㅎ
이런 저의 모습을 인상 깊게 보시고 기억을 하고 계신 목사님께서 캐나다에서 잠깐 사역을 하러 가셨는데 이런 기회가 있을 때 한번 와보라며 저와 저희 부모님께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는 막연하게 와~ 외국~ 영어 쓰는 나라~라는 생각만 하고 여름방학이 되자마자 한 달 정도 캐나다로 여행을 와서 체험을 하고 그 바로 다음 중학교를 졸업하는 년도에 캐나다 유학을 왔습니다.
2) 고등학교 유학생이었던 나
제가 중학교에서도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고, 제가 좋아하는 공부만 열심히 하던 아이였습니다. 제가 수학은 중학교 1학년 거의 이차, 삼차방정식 나올 때부터 머릿속에 잘 안 들어왔었고, 영어는 캐나다 와서까지도 if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는 정도로 영어와 수학은 포기했었어요. 캐나다는 대학 진학을 오로지 수시로, 학교 성적으로만 가는 시스템이라 좋은 대학을 가고 싶은 친구들은 secondary school 즉 9학년을 시작할 때부터 슬슬 성적 관리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유학을 갈 때 한 학년 낮춰서 들어가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저는 1년 학비를 더 내는 게 부담스러워서 그냥 나이에 맞춰서 들어갔습니다.
공부를 잘하지 않던 저였지만 어찌어찌 캐나디안 선생님들의 이해심 덕분에 졸업할 때는 gpa가 A로 무사히 졸업을 했습니다. 문제는 졸업한 이후부터였는데! 일단 4년제 university를 가려면 토플이나 아이엘츠 아카데믹 같은 영어시험 점수가 필요로 했고 international student로는 학비가 3~4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래도 취업이 조금 더 보장되어 있는 bcit interior design 학과를 가려고 준비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힘들게 토플 시험을 2달 준비해서 시험을 봤는데 딱 1점이 부족해서 입학처에서 다음 학기에 다시 신청해 보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속상하고 아쉽기는 하지만 그게 뭐 저의 영어 실력임을 인정하였기에ㅎ 캐나다에서 다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다른 게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2. Pgwp, 넌 나의 희망이었어.
1) VCC Culinary Arts 입학
사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유학원을 통해서인가 지인을 통해서인가 공립대학교 2년 디플로마를 받으면 그 후에 워킹비자 3년을 준다는 혁명적인 소식을 듣게 되면서 Vancouver Community College의 학과들을 쭉 보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베이킹하는 걸 좋아했어서 Pastry학과를 가려고 했었는데 디플로마가 없어서 그나마~ 비슷한 Culinary Arts를 신청했습니다.
Vcc culinary arts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풀어보기로 하며, 오늘은 영주권에 집중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일단 학교를 다니면서 캐나다 국가 자격증인 red seal professional cook 1과 2 자격증을 따게 되었고 마지막을 디플로마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2) TR to PR 그리고 EE
캐나다 영주권을 신청하는 루트는 express entry, bcpnp 등 여러 가지 스트림이 있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영주권을 빨리 따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중에서 express entry를 알아보면서 준비를 했습니다. 점수제로 진행이 되어서 점수가 높을수록 선발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Express entry가 좋은 점은 이름대로 다른 스트림보다 express로 진행이 되고 더 자주 선발을 합니다. 또한 나이 점수가 있어서 30세 이상이면 1년마다 몇 점씩 깎이게 되는데 그 점에서는 나이가 어린 저는 유리하다고 생각이 되었고, 무엇보다 제가 vcc에서 딴 자격증도 점수로 카운트가 되었습니다. 또한 lmia라고 직장과의 계약이 없이 여러 군데에서 자유롭게 일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그것도 한 가지 큰 메리트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pgwp를 받고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스시집에서 경력 1년을 거의 다 채웠을 때쯤, 그 당시 코로나가 막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국제 학생뿐 아니라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귀국을 해서 그런지 캐나다 정부에서 갑자기 temporary resident to perminent resident pathway라는 새로운 스트림을 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스시집에서 튀김 튀기다가 친구가 우리 빨리 아이엘츠 봐야 한다며 아이엘츠 시험 신청하는 웹사이트를 들어가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그나마 가장 빠른 날짜로 스트림이 열리는 바로 이틀 전에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tr to pr 스트림 안에서도 여러 가지 스트림으로 나눠졌기 때문에 정원이 차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겠다 생각을 했는데... 스트림이 열리고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다 차버렸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그 당시의 일기 >>>
https://m.blog.naver.com/yz517/222346655520
그렇게 저의 첫 번째 타이밍은 맞지 않고ㅎㅎ 넘어가버렸습니다. 때가 아니었나 보다 하여 또 좋은 때가 오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그 tr to pr 선발 이후에 ee 선발을 일 년 넘게 하지 않았고.. pgwp 기간이 일 년 남짓 남았을 때부터 다시 선발을 시작했지만 이미 일 년이 넘도록 선발되지 않은 신청자들이 쌓여서 선발 점수가 너무나도 높아져 있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까지만 하더라고 450점이면 무조건 영주권 선발되는 점수였지만,, 현재는 점수가 정말 넘사벽입니다ㅜ
3. 그래 워킹홀리데이 그거 나 한번 해보고 싶었잖아..
해냈네 뭐.. 뜻하진 않았지만
1) PGWP 그리고 Working Holiday
이번 연도 4월에 저의 pgwp가 만료되어 워킹홀리데이 2년 비자를 받아서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학교를 졸업하고 pgwp 기간 안에 영주권을 따는 것이 목표였는데, 재밌게 열심히 꽤 만족스럽게 요리로 직장생활을 하고 생계를 여유롭게 유지하고 있어서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점수를 높이는 것에 더 열심히 집중하지 못한 것은 살짝 후회가 됩니다.
2) 요식업으로 캐나다 영주권 취득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참고하세요 :)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약 7년 동안 캐나다에서 살고 아직 영주권으로 애먹는 사람으로서 요리학교와 요리라는 직업으로 캐나다 영주권을 따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단점으로는 일단 근무 환경에 따라서 육체노동과 체력 소모량이 다른 직업에 비해 크다는 점입니다. 코워커들이 많이 있는 환경이라면 무거운 물건 들 때 도와달라고 할 수 있지만, 제가 예전에 일했던 초밥집 생각하면 후.. 일층에서 쌀 포대 어깨에 지고 이층까지 계단 타고 몇 번을 왔다 갔다 해야 했고 뜨거운 기름, 불, 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다치기도 많이 합니다. 두 번째 단점으로는 자유롭지 않은 스케줄일 듯합니다. 당연히 잘 맞춰주는 가게도 있겠지만 대부분 오픈과 마감시간에 맞춰 스케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찍 출근을 했다고 해서 일찍 퇴근할 수 없고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 단점일 듯합니다.
저는 사실 음식이 제일 큰 취미이고 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요리 유튜브를 많이 좋아하고 먹는 것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식당에서 일하면서 일단 매일매일 꾸준하게 칼질이나 요리 스킬들을 '돈 받으면서' 연습하고 갈고닦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집에서 칼질 연습하려면 썰 재료를 사야 하고 썰 재료를 또 어떻게 먹을까 생각해야 하고 복잡하지만 식당에서는 잘 썰기만 하면 다 쓰일 곳이 있기 때문에 좋습니다. 요리는 당연히 이론을 알고 과학적인 지식도 있다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이해하지 않아도 몸으로 먼저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시작할 때 진입장벽이 낮아서 추천합니다. 음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음식을 소중하게 다루게 되고 내가 먹는 것이나 손님이 먹는 것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꾸준히 할수록 실력도 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리는 평생 어딜 가든 필요한 기술이라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모든 레스토랑이 다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영주권을 지원하는 레스토랑이 정말 많이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 상으로는 lmia를 지원하는 한국 스시집이 많지만 근무환경이나 급여계약이 어떤지 잘 확인하셔야 하고, 호텔이나 큰 회사들은 lmia를 지원을 안 하는 곳도 있고 지원을 받으려면 큰돈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변을 보면 한국인 주인이 아닌 캐네디언이나 같은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가게에서 의외로 lmia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호의적인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마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어떤 레스토랑이냐, 어떤 cuisine이냐,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 등등 여러 가지 선택지도 많습니다.
4. 나의 미래
이번 연도 안에는 꼭 영어 성적을 올리고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영주권 인비테이션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워홀 비자로 최대는 4년을 살 수 있지만 아직 bachelor를 따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있어서 영주권을 꼭 따서 대학을 가고 싶습니다. 사실 영주권 때문에 시작하게 된 요리이지만 요리를 하면서 내가 이런 열정도 있었구나 할 정도로 좋아하고 시간이 언제 갔나 싶을 정도로 몰입하는 경험도 해보았습니다. 영주권을 따고 학교를 가더라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계속 배우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대학도 식품영양이나 식품과학 쪽을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ㅎ
아무튼 요리, 알면 알수록 참 재밌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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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pe to see you again =)